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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CGV 주가 바닥일까, 재무구조 및 사업 전망 ft. 유상증자, 터키 [한국 주식]
    (개미)투자일기 2020. 5. 18. 20:03

     

     

    최근 이런 뉴스를 봤다. 터키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도 못했는데 2년 만에 거듭 경기침체로 빠지고 있다고. 5월7일 미국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CJ CGV가 떠올랐다. CJ CGV는 터키 영화관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터키 경제가 무너지고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주가도 내리막을 걸었는데 또 경기침체라니.

     

    CJ CGV 10년 주가 흐름.

     

    바닥이라 생각하고 매수한 투자자들은 많이 힘들 듯하다. 바닥인줄 알고 샀는데 지하가 있더라는 말은 이럴 때 쓰나 보다.

     

    이제는 진짜 바닥이라고,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쌓였으니 코로나19만 지나가면 주가가 반등할 일만 남았다고 믿고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보이는데 정말 바닥일지, CJ CGV의 실적과 재무구조 등을 살펴보려 한다.

     

    1. 실적 및 재무구조

    우선 숫자를 살펴보자.

     

    CJ CGV는 1분기에 영업손실을 냈다. 연결기준 매출 2433억 원, 영업손실 716억 원으로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7.6% 줄고 적자로 전환했다. 분기 적자를 처음으로 냈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중국에서 극장을 다 닫았고 한국 영화관들도 문만 열어놨을 뿐 관객은 없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자로서 궁금한 건 코로나19가 지나갔을 때다. 

     

    코로나19를 걷어내보면 어떨까. 코로나19가 닥치기 전을 되돌아보자.

     

    CJ CGV의 5년치 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2019년 매출은 각각 1조1935억, 1조4322억, 1조7144억, 1조7694억, 1조9423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영업이익도 669억, 703억, 862억, 777억, 1220억 원으로 2018년에 한 번 꺾였지만 추세는 오르막이었다.

     

    특히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적게는 2018년 1053억 원에서 많게는 2019년 2833억 원으로 준수했다.

     

    그런데 문제는 빚이다.

     

    2019년 말 기준 CJ CGV의 부채총계는 3조9229억 원으로 2018년 말 1조6839억 원에서 급증했다. 2020년 1분기 부채비율은 844.5%까지 높아졌다.

     

    특히 CJ CGV는 2016년 터키 영화관기업 마르스를 8046억 원에 인수하면서 재무투자자를 들였는데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맺었다. 투자가치가 떨어지면 CJ CGV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

     

    이 계약은 2021년 5월에 만료해 아직 현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진 않았지만 터키 경제침체와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증가하면서 충당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두에서 말했듯이 터키는 또 다시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다.

     

    보통 Buy Buy Buy 일색인 증권사들조차 이런 환경 때문에 CJ CGV는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리라화가 안정화하면~"이라면서 희망을 불어넣는 보고서들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CJ CGV는 엉망이 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신주 1394만 주를 발행해 2500억 원을 마련한다. 지주회사인 CJ가 937억 원을 지원한다.

     

    CJ CGV는 2500억 원 가운데 1610억 원은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쓰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쓰겠다고 공시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점은 좋지만 유상증자 자체는 주가에 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상장한 주식수가 2116만 주인데 1394만 주나 더 풀리는 데다 할인율도 20%에 이르기 때문이다.

     

    CJ CGV는 작년 말에도 부채비율을 낮추려 자회사 CGI홀딩스 지분을 매각했다. CGI홀딩스 지분율 28.57%를 2억8600만 달러(당시 환율로 3336억 원 정도)에 넘겼다.

     

    2. 사업구조

    그럼 유상증자 때문에 주가가 단기적으로 조금 하락하더라도 결국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 영업을 다시 시작하면 CJ CGV 주가는 정말 바닥을 찍고 다시 오를 수 있을까.

     

    답을 내려면 사업구조까지 검토하고 투자 요인을 찾아야 할 테다. 

     

    CJ CGV는 CJ 계열사답게 글로벌을 밀어왔다. 한국 영화관사업자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했으며 해외 극장 숫자도 가장 많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특히 성과를 내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인수합병으로 1위 영화관사업자가 됐고 중국에서 운영 중인 극장 숫자는 이미 한국보다 많다. 2019년 중국에서 매출 980억 원, 영업이익 46억 원을 올렸다. 2018년보다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20.5% 늘었다. 미국은 영화를 관람하는 문화가 달라서 좀 고전하는 듯하다.

     

    그런데 주가는 미래를 반영한다. 영화관사업의 미래가 밝은지를 또 고민해봐야 한다. 한국시장은 이미 클대로 커서 동남아로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동남아 소득수준이 높아져서 문화활동을 더 활발하게 한다면 CJ CGV가 벌어들이는 돈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 등 OTT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영화관사업은 위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과거 옥자 개봉을 놓고 넷플릭스와 극장들이 알력 싸움을 할 때부터 징조가 보였는데 온갖 기업들이 OTT 경쟁에 뛰어들면서 영화관들은 영화 상영을 둘러싼 기득권을 지키기가 더욱 어려워질 게 분명하다.

     

    CJ CGV는 그나마 한국 영화관사업자들 가운데, 전 세계로 시선을 넓혀도 이런 영업환경 변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4D플렉스와 스크린X 등등 영화관에 기술을 도입해 집안에서 넷플릭스를 볼 때는 경험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실제로 작년에 알라딘이 유행할 때 CJ CGV의 4D플렉스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가볼 생각도 없고.. 아이맥스가 아니라면 나는 메가박스를 더 선호한다. 카라멜팝콘이 훨씬 맛있다.)

     

    개인적으로 CJ CGV를 응원한다. CJ 계열사인 데다 한국 1등이라 스크린 독점 같은 얘기가 나오면 특히나 매를 더 맞기도 하지만 4D플렉스 등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는 앞장서니까.

     

    하지만 주가는 모르겠다.

     

    영업환경이 나아지면 반등할 가능성은 분명 높다. 그리고 CJ CGV는 큰 탈 없이 사업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박스권에서 머무르지 않고 유의미한 수준으로 탄력을 받으려면 더 밝은 미래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 지금으로서 글로벌 확장으로 덩치를 불리고 4D플렉스 등 기술적으로 해결책을 찾는 방안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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