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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ETF 상장폐지 경험기 ft. 미래에셋대우, TCLD
    (개미)투자일기 2020. 1. 15. 22:49

    2019년 마지막 날 문자를 한 통 받았다.

     

    내가 사둔 ETF 종목 하나가 상장폐지한다는 내용.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반년도 안된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았다.


    지난해 여름 미래에셋대우에서 증권계좌를 처음으로 만들고 주식을 한 주 두 주 사모으면서 공부를 해보니 지수에 투자하는 게 경험적으로 수익률이 높다고 하더라. 분산이 되니 위험도도 비교적 낮다고.

     

    나스닥이 매일 최고점을 새로 쓰고 있다는 기사들이 한창 나올 때라 미국 주식에 관심이 생기고 있기도 했다.

     

    당시 나는 클라우드에 꽂혀 있었다.

     

    결론은 미국 클라우드 ETF를 사자!

     

    그래서 고른 ETF 두 종류가 Global X Cloud Computing ETF(CLOU)와 Tortoise Cloud Infrastructure Fund(TCLD).

     

    TCLD를 사놓고 보니 거래량이 너무 적었다.

     

    이렇게 거래량이 없으면 상장폐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불안했지만 내가 산 뒤로 가격이 조금 빠져서 본전을 회복하면 팔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진짜로 상장을 폐지했다. 웃긴 건 상장폐지 전날까지 가격이 올라 원래 내가 산 가격보다 높게 거래가 끝났다.

    구글에 TCLD delist를 뒤늦게 검색해보니 상장폐지한다는 검색결과가 딱 하나 나왔다. 12월23일에 올라온 글이었다.

     

    상장폐지하는 날에 알려준 미래에셋대우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어쨌든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12월31일 오후 11시30분을 기다렸다. 미국 장이 열리자마자 매도를 시도했다.

     

    그러나 상장폐지 효력발생일이 12월31일이라 역시 팔리지 않았다. 미래에셋대우 MTS에서 TCLD 종목을 눌러도 '매도', '매수', '현재가', '차트' 등 선택지가 뜨지 않았다.  

     

    다행히 TCLD 평가금액이 원화로 10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투자금 회수를 포기해도 피해가 막심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대응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 구글을 뒤적였다.

     

    읭? liquidate? 유동화해서 투자자들한테 나눠준다고?

     

    오 10만 원 날린 게 아닌가? 다시 희망이 부풀었다.

     

    더 찾아보니 ETF를 상장폐지하더라도 ETF의 순자산가치(NAV)는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더라.

     

    뭔 소린가 했는데 ETF를 구성하는 주식은 계속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ETF 운용사가 관련 주식들을 매각한 다음에 투자자들에게 대금을 나눠주면 된다는 뜻인 것 같았다.

     

    1월1일 휴일이 지나고 미래에셋대우 해외주식운영팀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다.

     

    "미국 ETF 하나가 상장폐지했는데 어떻게 되나요?"

    "티커가?"

    "TCLD요."

    "잠시만요.. 청산하네요. 돈 들어올 거예요."

    "따로 신청할 건 없고 그냥 기다리면 되나요? 얼마나 걸려요?"

    "네 별도 절차는 없어요. 빠르면 일주일 만에 들어올 때도 있는데 미래에셋대우가 하는 일이 아니고 미국 운용사가 처리하는 거라 우리도 몰라요. 기다리다가 너무 오랫동안 안 들어오면 다시 문의하세요."

     

    그래서 기다렸다.

     

    2주 정도 기다렸는데 오늘 보니 어느새 MTS의 해외주식 잔고란에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거래내역을 뒤적였다.

    어제 들어왔다. 거래일 기준으로 9거래일 만에 들어왔다.

     

    손실이 약간 났다.

     

    상장폐지 때 가격이 28.2달러였으니 3을 곱하면 84.6달러인데 77.48달러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8.4%가 증발한 셈인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ETF 상장폐지에 따른 청산대금은 배당소득세 부과 대상이라는데 나는 금액이 적어서 면제됐을 것 같다.

     

    그렇다면 수수료 때문이거나 상장폐지한 뒤 청산을 하기 전에 자산 가치가 내렸기 때문일 것 같다.

     

    어쨌든 통째로 날리지 않아서 기쁘다.

     

    결론

    - ETF 상장폐지를 미리 알았다면 매도하는 것이 좋다. 돈이 묶이기 때문이다.

    - 미리 매도하지 못한 채 상장이 폐지되더라도 주식처럼 투자금 전부를 날리지는 않는다. 청산한 뒤 내 몫에서 수수료와 세금을 떼고 돈을 돌려받는다.

    - 청산하고 매각대금이 들어오는 데는 2주 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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